에베레스트산 정상 고도 8,848m.
정상은 '하늘의 여신'이라는 의미로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Sagarmatha)라고,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Chomolungma)라고 불립니다.
에베레스트산 정상은 68년 전 처음 등반 된 이후, 등반 횟수가 8천 회가 넘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에베레스트산의 '최초' 타이틀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반바지를 입고 등반한 사람도 있고, 그곳에서 결혼 한 커플도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등반으로 세운 세계 기록과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봅시다.
첫 등반
뉴질랜드 출신의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와 네팔 출신의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Sherpa Tenzing Norgay)는 "정어리 통조림과 비스킷이 없었다면 정상까지 가기 위한 마지막 여정을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두 남자는 1953년 5월 29일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강풍, 거대한 눈보라, 영하 28ºC를 견뎌냈습니다.
1953년 이들의 성공적인 첫 등반은 네팔이 티베트(Tibet)의 노스 페이스(North Face) 트랙보다 쉬운 경로로 국경을 개방한 지 불과 3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1년에 단 한 번만 이 길을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프랑스와 스위스가 그다음 기회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가 단 한 번의 첫 기회를 극적으로 살려낸 것입니다.
최초의 여성 등반가
첫 등정으로부터 22년 후인 1975년 5월 16일, 일본의 타베이 준코(田部井淳子)가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산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그녀는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이 등반했던 길을 그대로 올랐습니다. 놀랍게도 등반 중에 눈사태에서 6분 동안 의식을 잃고 묻히기도 했지만, 의식을 차리고 다시 정상까지 계속 올라갔습니다.
한 번 정한 목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 마는 그녀는 이후 '몽블랑, 킬리만자로, 매킨리, 아콩카과산, 예브루스, 빈슨매시프'를 오르며 1992년에 세계 칠대륙 최고봉(Seven Summits)을 오른 최초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21번 오르다.
한 번 오르기도 쉽지 않은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3명의 남자가 각각 21번 올랐습니다.
아파 셰르파(Apa Sherpa)는 2011년 5월 그의 21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을 마쳤습니다.
그 후 푸르바 타쉬 셰르파(Phurba Tashi Sherpa)와 카미 리타 셰르파(Kami Rita Sherpa)가 2013년에 21번째 등정을 마치며 기록에 합류했습니다. 이들 모두 21번째 등반 이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등반 최단 기록
등반에 적응된 사람의 경우 정상으로 향하는 전체 경로는 우선 베이스캠프에서 캠프 1, 캠프 1 ~ 캠프 2, 캠프 2 ~ 캠프 3, 캠프 3 ~ 캠프 4까지, 크게 4구간으로 각 6시간씩 소요됩니다. 캠프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더하여 34-38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이후 마지막 정상까지 최종 등반이 10-14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특히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의 등반은 거의 3.5km의 수직 상승 코스로 굉장히 가파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등반가는 등반 전에 적응을 위해 캠프들 사이를 오르내리며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2004년, 펨바 도르제 셰르파(Pemba Dorje Sherpa)는 캠프 구간에서 멈추지 않고 진행해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8시간 10분 만에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산 최단 기록
올라갈 때 걸어갔다고 해서 내려올 때도 걸어서 내려올 필요는 없겠죠?
마르코 시프레디(Marco Siffredi)는 2001년 스노보드를 타고 2시간 30분 만에 6,400m를 내려와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다보 카니아(Davo Karničar)는 2000년에 5시간에 걸쳐 스키를 타고 베이스캠프로 내려왔습니다.
그는 "이후 등반했던 몽블랑, 마테호른, 아이거, 안나푸르나에서 스키로 내려온 것은 너무 쉽게 느껴졌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빠른 하산은 따로 있습니다. 1988년 프랑스 쟝 마크 보이빈(Jean-Marc Boivin)이 패러글라이딩으로 12분 만에 내려왔습니다.
그는 이륙 속도를 얻기 위해 산 정상에서 40m 가량을 질주하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정상에 머무른 시간
대부분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몇 분 동안만 머무릅니다.
하지만 네팔의 박터 쿠마 라이(Bhakta Kumar Rai)는 2011년에 32시간을 정상에서 보냈습니다. 그중 27시간은 명상을 하며 보냈고, 11시간은 인공 산소 없이 견뎌냈습니다.
첫 번째 트위터
2011년 영국 등반가 켄턴 쿨(Kenton Cool)은 마케팅 캠페인을 위해 첫 번째 정상 회담 '트윗'을 올렸습니다.
에베레스트 정상 no 9! 약하지만 3g 신호 덕분에 세계 정상에서 첫 번째 트윗을 올린다!
우주비행사의 정상 등반
5번의 우주 비행과 47시간 동안의 우주 유영에 만족하지 않은 미국 우주 비행사 스캇 패러진스키(Scott Parazynski)가 세 번의 시도만에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정상에 도달한 유일한 우주비행사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최연장 등반가
일본의 유이치로 미우라(三浦雄一郞)는 2013년에 80세의 나이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는 1970년에 처음 에베레스트산에 오른 후 43년이 지나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한 그는 너무 지쳐서 6,500m에서 베이스캠프로 헬기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최연소 등반가
조던 로메로(Jordan Romero)는 2010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당시 단지 13세 10개월의 나이에 불과했습니다.
2014년에 조던의 기록을 깰 뻔한 일이 있었는데요.
인도의 푸어나 말라바스(Poorna Malavath)가 13세 11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 하지만 1개월 차이로 최연소 등반가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고, 최연소 여성 등반가 자리에 올라야 했습니다.
그 외
중국, 일본, 네팔 합동 팀이 1988년 에베레스트를 횡단했습니다.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정상에 도달하고, 서로 반대편으로 내려왔습니다.
쿠샹 셰르파(Kushang Sherpa)는 사우스 콜(South Col) 트랙(1993년), 노스 페이스(North Face) 트랙(1996년), 캉슝 페이스(Khangshung Face) 트랙(1999년)의 세 가지 경로로 정상에 도달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