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게 모터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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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과도한 경쟁의식이 불러온 참사-2018 아제르바이잔 GP

다니엘 리카도와 막스 페르스타펜의 충돌로 인해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는 최악의 결말로 치달았습니다.
Motorsports Edito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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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시즌 캘린더에서 가장 까다로운 곳입니다.

F1 시즌 캘린더에서 가장 까다로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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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 모나코, 싱가포르 이상으로 엄청난 담력과 각오를 요구하는 까다로운 시가지 서킷으로 개최 원년부터 악명이 높았습니다. 좁은 도로, 끝이 가려진 블라인드 코너, 그러면서도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로 달려야 하는 두 개의 마주본 직선도로. 드라이버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환경들이 펼쳐져 있는 셈입니다.
말 그대로 벽에 타이어와 휠을 긁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말 그대로 벽에 타이어와 휠을 긁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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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벽에 타이어를 긁기 직전까지 밀어 붙여야만 제대로 된 랩 타임을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래서 지난해에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는 고작 13명의 드라이버만이 레이스에서 완주할 수 있었죠.
이런 곳에선 무엇보다도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장 먼저 첫 번째 코너를 통과할 수 있으며, 레이스 내내 벽과의 거리를 좁혀야만 하는 아찔한 경쟁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고풍스러운 풍경은 오직 관람객들을 위한 것일 뿐

고풍스러운 풍경은 오직 관람객들을 위한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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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예선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우승보다는 되도록 무사히 레이스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게 가장 좋은 판단이죠. 물론 레이스에선 우승보다 값진 것도 없지만, 때로는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참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레드불 듀오는 참을성을 키워야 한다는 걸 이번 레이스를 통해 절실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예선 랩 타임
예선에서 더 빨라져야만 합니다.

예선에서 더 빨라져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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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그랑프리까지 레드불 레이싱의 예선 랩 타임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다니엘이 P4 막스가 P5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아주 좋은 그리드임에 틀림없지만, 적어도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가지 서킷처럼 빠져나갈 틈없는 미로같은 곳에서는 좀 더 나은 그리드를 배정받을 필요가 있죠.
물론 예선 기록은 단숨에 좋아질 수 없습니다. 특히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대규모의 업데이트를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죠. 아마 스페인 그랑프리 이후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럽 그랑프리가 시작되는 스페인 그랑프리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팀들은 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혼란 그 자체였던 오프닝 랩
바로 다음 코너에서 막스의 뒤로 큰 사고가 일어납니다.

바로 다음 코너에서 막스의 뒤로 큰 사고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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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가 시작된 직후 첫 번째 코너를 빠져나가자마자 결국 세이프티카를 불러 들일만한 사고가 터졌습니다. 키미 라이코넨과 에스테반 오컨이 충돌했고, 그러는 사이 페르난도 알론소, 세르게이 시로트킨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파편들이 트랙위에 뿌려졌습니다. 다행히도 레드불 레이싱 듀오의 바로 뒤에서 터진 사고여서 큰 피해는 없었죠. 하지만 이게 나중에 일어날 사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는 당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Lap 6 - 전쟁의 시작, 막스의 선제공격
이미 시작부터 이 두 사람의 전쟁도 함께 시작됐습니다.

이미 시작부터 이 두 사람의 전쟁도 함께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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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티카가 들어가고, 레이스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막스는 앞에서 달리는 다니엘 리카도를 추월하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했고, 스타트 직후 다니엘을 강하게 밀어 붙였죠.
다니엘은 라인을 한번 바꾸면서 막스를 방어했지만, 코너에서 안쪽을 점령한 그를 마지막까지 차단할 수 없었고, 결국 순위는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이 두 사람의 싸움에 르노의 카를로스 세인츠가 어부지리로 순위를 끌어 올렸죠.
Lap 12 - 다니엘의 역습, 막스의 반격
계속된 추월 속에서 긴장은 점점 고조됐죠.

계속된 추월 속에서 긴장은 점점 고조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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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안 순위가 유지되는 듯 했지만, 팽팽한 경쟁구도가 깨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막스와 거의 타이어가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서 압박하던 다니엘은 12랩 첫 번째 코너로 접어들면서 막스를 방호벽으로 세차게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막스는 곧바로 다니엘의 휠과 타이어를 코너 바깥으로 쳐내면서 반격했죠. 한껏 당겨져있던 긴장의 끈이 세차게 끊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Lap 27 - 멈추지 않는 전쟁, 말릴 수 없는 팀
휠을 부딪힐 정도로 싸우면서도 멈추질 않았습니다.

휠을 부딪힐 정도로 싸우면서도 멈추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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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의 클라이막스는 27랩에서 벌어졌습니다. 막스의 뒤에서 달리던 다니엘은 DRS를 이용해 막스를 추월하면서 P4를 되찾는 듯 했지만, 곧바로 막스는 또 다시 다니엘의 안쪽을 파고 들면서 코너 끝까지 밀어붙이다가 다니엘이 거의 안전구역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방향을 바꾸면서 4위 자리를 빼앗아 갔죠.
한 랩에서 두 번이나 자리다툼이 일어나는 동안 레드불 레이싱에서는 그저 진정하라는 이야기 말고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팀 내 경쟁이 이토록 치열한 경우 내부적으로 중요도를 따져 특정 드라이버에게 양보할 것을 지시하며, 이를 팀 오더라고 부릅니다.
양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양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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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자체는 레이스의 즐거움을 격감시키기 때문에 굉장히 혹독한 야유를 받아야 하지만, 드라이버와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시즌 초반이며, 두 드라이버 중 어느 누구도 뒤쳐져 있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특히 레이스 페이스 역시 비슷하다면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방치하면 반드시 싸움이 일어날 것이고, 누구의 편을 들어주면 반대쪽에서는 분명 비난을 가할 것이고...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레드불 레이싱은 아무런 결정도 할 수 없었죠.
팀 오더에 민감한 레드불 레이싱
이런 일은 대부분의 팀들이 다 겪는 일입니다.

이런 일은 대부분의 팀들이 다 겪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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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레이싱은 팀 오더에 굉장히 민감한 편입니다. 이미 세바스티안 베텔과 마크 웨버가 있던 시절 몇 차례나 팀 오더로 인해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크 웨버에게 양보를 구하는 사건도 있었고, 세바스티안이 사전에 약속한 사항을 어기면서 생긴 불화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더 이번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려웠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게 레드불 레이싱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 있죠.
Lap 35 - 또 한번 순위는 바뀌고
다니엘은 침착하게, 막스는 거칠게 서로를 밀어 붙였습니다.

다니엘은 침착하게, 막스는 거칠게 서로를 밀어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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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스타트 순위를 내어준 다니엘은 무모한 경쟁보다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깔끔한 추월을 만들어내고자 몇 랩 동안 막스의 뒤를 추격하면서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35랩에 이르러, 다니엘은 누구도 흠잡을 수 없을만큼 완벽한 추월을 만들어 내며 다시 4위로 복귀할 수 있었죠.
Lap 40 - 결국 모든 것을 잃다.
찰나의 순간, 모든 걸 잃었습니다.

찰나의 순간, 모든 걸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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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를 바꾸면서 순위가 다시 뒤집어진 레드불 레이싱, 이제 남은 랩은 12랩 뿐이며 단 12랩만 더 버틴다면 적어도 4위와 5위 혹은 그 이상의 순위로 레이스를 마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DRS 구간을 통과하면서 앞서 달리던 막스와 거리를 바짝 좁혀놓은 다니엘은 다음 코너에서 그를 추월하기로 마음 먹었고, 자리를 바꾸면서 비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려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막스는 자리를 옮기면서 다니엘이 들어갈 공간을 차단했고, 반대쪽으로 움직일 기미를 보이자 다시금 자리를 바꾸면서 결국 두 사람은...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가뜩이나 위험한 서킷에서 레드불은 허탈한 결말을 전해들어야 했죠.

가뜩이나 위험한 서킷에서 레드불은 허탈한 결말을 전해들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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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은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를 조금 더 늦게 밟기로 결심한 상태였고, 막스는 그를 방어하면서 좀 더 일찍 브레이크를 밟아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취하려고 결심한 상태였죠.
이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결말은 오직 충돌 뿐입니다.
그리고 그대로 레드불 레이싱의 레이스는 끝나고 말았습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말릴 틈도 손쓸 틈도 없었을 겁니다.

말릴 틈도 손쓸 틈도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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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사태의 책임과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라인을 두 번이나 바꾼 막스 페르스타펜의 책임일까요? 과도한 경쟁의식을 부추긴 다니엘 리카도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이들 중 누구 하나를 포기하게 만들지 못한 크리스티안 호너의 잘못일까요?
그 전에 먼저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것이 과연 중요한가를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잘못을 따진다고 해도 2018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는 끝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결국 수백명의 레드불 레이싱 사람들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물론 이 사건은 앞으로 레드불 레이싱을 이야기할 때 두고두고 거론될 겁니다.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역사의 한 부분이 되겠죠.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누구 한 사람의 투지를 꺾어놓아야만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잘못을 따지기가 더욱 더 어렵습니다.
이런게 레이스입니다.
하지만 이런게 모터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이런게 모터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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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를 비롯해 레이스는 다른 팀 스포츠와는 사뭇 다른 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위의 상황이죠. 분명 같은 팀이지만, 트랙에서는 서로 싸워야 합니다. 육상경기라면 서로 몸싸움을 할 일은 없겠지만, 모터스포츠는 지정된 레인이 없죠. 그래서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국 이런 일은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팀 스포츠에 익숙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장면이었을 겁니다. 왜 같은 팀이 저렇게 싸우는 거지?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레이스인걸요.
다만 다시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이 또 일어나고 말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