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알고 있다. 드라이빙의 모든 것! F1의 텔레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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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알고 있다. 드라이빙의 모든 것! F1의 텔레메트리

F1 레이스카에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특별한 장치가 있습니다. 이 장치는 현재 레이스카와 타이어 상태는 물론 드라이버의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전송하고 기록합니다. 레이스 성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텔레메트리의 모든 것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Motorsports Editor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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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메트리는 거의 조선왕조실록처럼 자세하게 기록됩니다.

텔레메트리는 거의 조선왕조실록처럼 자세하게 기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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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몇 년 며 칠, 주상께서 이러하셨다.' 라고 기록하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놀람을 감추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쩜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기록했을까?' 하고 말이죠. 그런데 포뮬러1에도 실록처럼 모든 것을 기록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텔레메트리(Telemetry)라고 부르는 데이터 전송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상태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센서, 이를 데이터로 변환해 전송하는 통신 그리고 이를 저장하고 해석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토(Pitot Tube) 튜브로 기록되는 속도와 압력도 아주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피토(Pitot Tube) 튜브로 기록되는 속도와 압력도 아주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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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포뮬러1카에는 200~300개 가량의 텔레메트리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각각의 센서들은 레이스카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혹은 클러치의 상태를 체크하는 센서들도 있고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배기가스의 온도 심지어 브레이크의 온도나 상태를 체크하는 센서도 있습니다.
한 대의 레이스카에는 약 200~300개의 센서가 부착됩니다.

한 대의 레이스카에는 약 200~300개의 센서가 부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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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많은 센서들이 부착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떤 항목들을 체크하는지에 대해서는 각 팀마다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전부 다 알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레이스 현장에서 레이스카에 일어나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체크하고 분석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레이스 팀 개러지와 함께 레이스 팀 본사에 위치한 분석실로 전송됩니다.
전송된 데이터는 심지어 레드불 레이싱 본사 공장까지 보내집니다.

전송된 데이터는 심지어 레드불 레이싱 본사 공장까지 보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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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레이스가 진행되면 밀튼 케인즈에 있는 레드불 레이싱 공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레이스 모드로 근무합니다. 이들은 비록 레이스 트랙에 나와 있지 않지만, 먼 곳에서도 팀과 함께 실시간으로 텔레메트리 정보를 관찰하며 변화하는 상황들을 체크하고 상태에 따라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지에 대한 예측 데이터를 내놓습니다. 예측 데이터를 받은 레이스 팀은 이를 토대로 다음 피트인을 언제 해야 좋을지부터, 현재 연료 사용량으로 언제쯤 앞서 달리는 경쟁 드라이버를 추월할 것인가와 같은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건 바로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부터입니다.
레드불 레이싱 공장 내에는 슈퍼 컴퓨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레드불 레이싱 공장 내에는 슈퍼 컴퓨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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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메트리 시스템이 도입된 건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1980년대, 컴퓨터가 산업에 막 쓰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포뮬러1에도 텔레메트리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지금처럼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레이스카가 피트에 도착하면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해 컴퓨터로 간단한 정보들을 전송받는 식이었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당시에는 대단한 혁신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오직 사람의 감각에 의존해야 했던 정보들을 구체적인 숫자로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요.
오래전에는 양방향 전송을 통해 셋업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에는 양방향 전송을 통해 셋업도 바꿀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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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양방향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때도 있었습니다. 가령 레이스카의 전자적 설정을 바꾸어야 한다면 드라이버가 직접 조작하지 않고, 팀에서 곧바로 설정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랙에서는 오직 레이싱 드라이버만이 차를 조작할 수 있다는 원칙을 근거로 현재는 이 방식의 적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대신 컴퓨터 프로세스의 발전 덕분에 같은 시간에 예전보다 더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습주행을 마치면 항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행을 개선합니다.

연습주행을 마치면 항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행을 개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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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메트리 정보 중에는 드라이빙과 관련된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데이터 로그라고 부르기도 하는 드라이빙 정보에는 기본적으로 가속과 감속에 관한 정보를 시작으로 스티어링 휠을 얼마나 조작했는지, 그리고 해당 시점에서 어떤 설정을 바꾸었는지와 같은 복잡한 정보까지 모두 숫자와 그래프로 표시됩니다. 그래서 담당 엔지니어들은 그래프만 보고도 드라이버가 어떤 코너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였고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세부 파트별로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각각 다릅니다.

세부 파트별로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각각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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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엔진의 회전량부터 기어의 위치, 지상고의 변화와 같은 차량의 물리적 변화에 대한 정보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조작에 따른 차량의 상태 변화와 같은 동시에 이해하기 까다로운 정보들도 한 번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이 데이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볼수도 있죠. 가령 특정 코너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좋지 못했거나 고장이나 사고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해당 구간의 텔레메트리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거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차량의 문제였는지 드라이버의 문제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죠.
원한다면 드라이버도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죠.

원한다면 드라이버도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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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복잡한 정보들을 전송하다보니 한 번의 레이스에서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한 번의 레이스에서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이 한 사람이 평생동안 이야기하는 단어의 양보다 많다고 할 정도입니다.
텔레메트리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텔레메트리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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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텔레메트리는 왜 필요한 걸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입니다. 기업들이 사업의 실패 확률을 낮추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현재 팀과 레이스카의 상태를 파악하고 레이스 주변 상황을 분석해 언제 어느때 어떤 행동을 취해야만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것이 텔레메트리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사고나 고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사고나 고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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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고나 고장의 가능성을 낮추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가령 동일한 코너에서 파워 트레인의 반응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감지했고 그와 같은 상태가 점점 악화된다고 판단되면 애석하지만 레이스를 멈추고 개러지로 돌아오게 하는 것도 텔레메트리가 있어서 가능한 입니다. 레이스 도중 특별한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도 차를 피트로 가져오는 경우는 대부분 텔레메트리에 이상 징후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주행 결과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항상 회의와 평가 과정을 거칩니다.

주행 결과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항상 회의와 평가 과정을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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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드라이버의 상태를 체크해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목적도 갖고 있습니다. 현재 드라이버의 장갑을 비롯해 차량 곳곳에는 드라이버의 바이탈과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센서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심박수, 심전도와 같은 기초정보는 물론 충격량과 중력가속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죠. 가령 주행은 할 수 있지만 특정 상황에서 드라이버에게 허용치 이상의 충격이 가해졌다면 레이스를 마친 후 정밀 진단을 받게 하는 것도 텔레메트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매순간 숫자와 그래프를 관찰하며 더 나은 레이스를 만들어갑니다.

매순간 숫자와 그래프를 관찰하며 더 나은 레이스를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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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부 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오늘날 포뮬러1카와 레이스에 텔레메트리가 하는 역할은 실로 엄청납니다. 우리가 TV를 통해 레이스를 시청하는 중에도 레드불 레이싱 개러지 어딘가에서는 수십개의 모니터를 눈 앞에 두고 데이터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레이스 현장에서 수 천 km 떨어진 곳에서도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니터 앞을 떠나지 않고 함께 하죠.
레이스는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스포츠입니다.

레이스는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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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레이스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시스템이 함께 합니다. 그리고 모든 노력과 집중, 열정이 더해져야만 비로소 한 번의 우승, 한 번의 월드 챔피언을 달성할 수 있죠. 이번 주말에 있을 미국 그랑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러지 한 켠 혹은 한 밤의 밀튼 케인즈 공장 한 켠에서 누군가는 텔레메트리와 열심히 씨름하며 더 나은 성적을 위해 함께 달리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분명 또 한 번의 우승을 만들어 내겠죠. 더 큰 영광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레드불 레이싱의 2021 F1 시즌을 끝까지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