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1
© Red Bull Content Pool
F1

포뮬러1 드라이버가 되려면

드라이버라면 누구나 포뮬러1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기를 꿈꿉니다. 선택된 20명의 드라이버만이 비로소 포뮬러1 레이싱카의 시트에 오르죠. 과연 그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까요?
Scoop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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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iti Red Bull Ra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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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initi Red Bull Racing

프로 운동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주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재능과 후원만으로는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힘겨운 노력과 더불어 행운도 함께 따라줘야만 가능한 일이죠. 그건 어떤 스포츠나 마찬가지일거에요. 포뮬러1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모두 믿기 힘들 정도의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타고난 재능과 노력 그리고 엄청난 행운을 잡은 끝에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17세의 어린 나이로 토로 로소 팀에서 멋진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막스 페르스타펜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만 포뮬러1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이 자리에서 전부 다 밝힐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어떤 절차를 거쳐야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지 알아야 도전을 해볼 수 있을 테니까요.
Go K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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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모든 레이싱 드라이버는 고-카트(Go Kart)부터 시작합니다. 고 카트는 15~20마력에 해당하는 엔진을 프레임만으로 구성된 차체에 올린, 아주 낮고 가벼운 레이스 전용 차량입니다. 출력이 고작 20마력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우습게 봐선 곤란합니다. 차체가 가볍고 무게 중심이 극단적으로 낮추기 위해 지상고가 아주 낮아서 몸으로 전달되는 속도감은 상상 이상이니까요.
레져 카트와 달리 레이싱 카트는 속도도 굉장히 빠릅니다.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가 되고자 고 카트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10세 미만의 나이부터 고 카트를 경험합니다. 고 카트를 통해서 차량을 어떻게 컨트롤 해야 하는지, 그리고 트랙을 달릴 때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모터스포츠의 기본기를 배울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고 카트 이후에는 사실상 조금 더 복잡해지고, 더 강력한 차량을 타는 것일 뿐, 기본은 거의 다르지 않으니까요.
Go K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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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아시아 등지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고 카트로 레이싱에 입문하며 10대 중반까지 이 카테고리에 머물면서 수많은 경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카테고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면 서서히 상급 팀의 관심을 받게 되겠죠.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만 상급 카테고리로 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가장 밑바닥인 고 카트에서부터 깨닫게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영 드라이버들이 고 카트에서 경쟁하는 모습은 프로 드라이버 못지 않게 치열합니다.
영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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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수백만 명의 영 드라이버 가운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드라이버는 본격적인 포뮬러 레이스로 접어듭니다. 이 카테고리에는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여를 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포뮬러BMW, 포뮬러 르노, 포뮬러 포드 등이 있고, 그 외에도 아주 많은 회사들이 엔진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FIA는 포뮬러4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해 유럽을 중심으로 북미, 남미, 호주 등지에 레이스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 카테고리는 고 카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 드라이버들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영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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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1,600cc엔진이 달려 있고, 고 카트와 달리 프론트 윙, 리어 윙이 제대로 붙어 있는 오픈휠 레이싱 카를 타고 경쟁하게 되며, 서킷의 축소 형태인 카트 전용 서킷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레이싱 서킷으로 자리를 옮겨서 경쟁을 시작합니다. 이미 고 카트에서 경쟁을 경험해본 드라이버들이며, 이 단계까지만 오더라도 이미 그들의 꿈은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이기 때문에 완전히 결연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마찬가지로 이 단계에서도 수많은 드라이버들이 자신의 꿈을 접게 됩니다. 자신의 실력과 재능의 한계, 그리고 환경의 한계로 레이싱 드라이버로서의 꿈을 포기해야만 하죠.
포뮬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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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인정을 받은 드라이버는 다시 상급 카테고리로 이동합니다. 포뮬러3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주니어 카테고리의 최고봉으로 손꼽혀 왔습니다. 역사도 오래됐고, 그만큼 유수의 드라이버들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죠. 포뮬러3 역시 다양한 엔진 제조사들이 있는데, 공통된 것은 모두 2L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4기통 2L 엔진이기는 하지만 차체가 워낙 가볍고, 엔진 자체의 출력도 일반 중형 세단과는 달라서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빨라집니다. 최대 250km/h까지 달리니까 10대 청소년들이 경험하기에는 빨라도 너무 빠른 속도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속도에 대한 감각을 충분히 훈련해 왔고, 특히 그토록 빨리 달리면서도 어떻게 충돌을 피하면서 추월을 할 수 있는지 익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적응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익히 알고 있는 곳으로 향하죠. 포뮬러3는 다른 의미로는 레이싱 드라이버로서의 삶의 기로에 마련된 카테고리라 할 수 있습니다.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를 지향하며 이곳까지 어렵게 도달한 영 드라이버들 중 상당수는 포뮬러3에서 레이싱 드라이버로서의 삶을 일찍 마무리합니다.
포뮬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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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단지 열정만으로는 자신을 입증할 수 없는 곳이며, 확실한 재능과 실력 그리고 탄탄한 후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레이스를 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하게 요구되는 곳인 만큼, 이곳에서 그들은 완전한 프로 드라이버로서의 자세를 갖추어야만 합니다. 물론 다른 방향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포뮬러3에서 투어링카 혹은 GT 클래스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오픈 휠(포뮬러1카처럼 휠과 타이어가 밖으로 드러난) 레이스를 경험한 드라이버들 중 99%는 모두 F1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곳은 F1으로 향하는 아주 중요한 관문이기도 하므로, 그들의 각오는 아주 남다르다 할 수 있죠.
포뮬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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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에 실시하는 마카오 그랑프리는 F1 드라이버가 되고자 하는 F3 드라이버들의 최종 검증 무대입니다. 각 대륙에서 가장 잘 한다고 평가 받은 20명 남짓의 F3 드라이버들만이 이곳에서 달릴 수 있으며, 만약 이곳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F1으로 바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토로 로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막스 페르스타펜과 세바스티안 베텔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고, 레드불의 다닐 크비야트 역시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따라서 F3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F1과 한없이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드물지만 위에 거론한 드라이버들처럼 바로 F1 테스트 혹은 예비 드라이버가 되어 어린 나이에 F1의 시트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포뮬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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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기서도 상당수는 다음 단계로 향합니다. F1의 서포트 레이스로 진행되는 GP2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와 더불어 르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포뮬러 르노 3.5 시리즈 역시 이와 비슷한 주니어 카테고리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여기서는 F1카에 80~90%에 준하는 성능을 지닌 레이스카로 경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이 단계까지 도달한 드라이버들은 레이싱 드라이버로서의 삶을 확고히 굳혔으며, 그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 받은 상황이라 경쟁 역시 F1 못지 않게 굉장히 치열합니다. 물론 여전히 그들은 어린 나이이며, 따라서 더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들의 자세나 잠재력은 준F1 레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GP2는 2005년 처음 개설된 이례 수많은 F1 드라이버를 양성해 왔습니다. 과거 F2나 F3000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GP2를 거친 드라이버들 중에서 루이스 해밀턴은 데뷔 이듬해 바로 월드 챔피언이 되기도 했으며, 작년에 또 한번의 챔피언을 더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GP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F1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포뮬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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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거친 후에는 F1팀의 개발 드라이버 혹은 테스트 드라이버가 되거나 아니면 바로 다음 시즌에 F1 시트에 앉게 됩니다. 수십~ 수백만 명의 고 카트 드라이버에서 출발해 2~3단계를 거치면서 수많은 드라이버들이 레이스를 그만두거나 다른 카테고리로 발길을 돌리고, 마지막 단계인 GP2나 FR3.5를 거치면서 1~2명의 드라이버만이 자신의 꿈을 달성합니다.
F1은 거의 10~15년 이상 유년기와 청소년기 자신의 인생을 모두 바치고, 자신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 고통의 나날을 보낸 드라이버들에게만 비로소 허락되는 자리입니다. F1에 도달하면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자신과 같거나 혹은 더 지독한 경쟁을 거친 사람들과 경쟁하여 살아남는 것, 그리고 챔피언이 되는 것은 이전까지 거쳐온 과정의 몇 배의 고통과 노력을 동반해야 합니다.
수백만 명의 예비 드라이버에서 단 한 사람만이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포뮬러1 월드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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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제가 운과 다른 무언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안타까운 일이지만, 레이스에는 후원이 많이 필요합니다. 재능과 노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만큼 후원도 중요하죠. 대륙을 누비며 레이스만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자동차에 올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든든한 후원자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드라이버는 재능과 노력은 충분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재능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레드불의 주니어팀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무조건적인 후원을 해주진 않습니다. 더 가혹한 기준으로 평가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드라이버만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한 경기도 허투루 보낼 수 없죠. 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드라이버에게는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그들에게 최종적으로 F1의 시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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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한국인 드라이버가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레드불과 같이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세계 무대에 당당히 대한민국과 태극기를 알릴 수 있게 되기를 오늘도 여전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