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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법정 어드벤처 게임
‘캡콤’(Capcom)을 어떤 게임으로 기억하고 있나요? 캡콤은 ‘스트리트 파이터’, ‘바이오 하자드’, ‘록맨’, ‘몬스터 헌터’ 등의 히트작을 무수히 냈고, 덕분에 엄청난 팬층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몬스터 헌터: 월드’, ‘바이오 하자드 2: Re’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역전재판은 사용자가 새내기 변호사 '나루호도'가 되어 법정 공방을 펼치는 법정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2001년 갑자기 등장한 ‘역전재판’은 캡콤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애초에 휴대용 게임기로 출시된 작은 규모의 게임이었죠. 역전재판은 일본 내수용으로 출시한 게임에 가까웠지만, 이후 닌텐도DS (NDS), PC, 모바일 등으로 리메이크되며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21년은 역전재판이 출시된 지 20주년이 된 해입니다. 역전재판 본가 시리즈의 역사를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역전재판 1 (2001)
역전재판은 2001년 10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됐습니다. 이 게임은 '엄마도 할 수 있는 추리 게임'을 캐치프레이즈로 만들어졌습니다. 게임 개발자 타쿠미 슈(巧 舟)가 총감독을 맡고, ‘캡콤 프로덕션 스튜디오 4’ 직원 7명이 만든 소규모의 게임이었습니다. 제작에는 10개월이 걸렸습니다.
타쿠미 슈는 역전재판을 사립 탐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게임보이 컬러(GBC) 게임으로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개발팀은 당시 신형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어드밴스(GBA)의 시스템을 접하고, GBA 버전으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타쿠미 슈는 사용자들이 게임 플레이를 쉽게 플레이하기를 원했기에 게임은 단순하게 설계됐습니다. 역전재판은 이미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비주얼 노벨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습니다.
역전재판은 ‘포켓몬 루비·사파이어’ 시리즈만큼이나 GBA를 대표하는 게임이 됐습니다. 지극히 일본 내수 시장을 노린 게임이지만, 2005년 피닉스 라이트: 에이스 어토니(Phoenix Wright: Ace Attorney)라는 제목으로 북미판이 출시됐습니다. 북미에서도 엄청난 흥행을 했습니다.
주인공 나루호도의 대사인 “이의있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노 게임 노 라이프’ 등에서 역전재판을 오마주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역전재판은 ‘소생하는 역전’ 에피소드를 추가해 2005년 닌텐도 DS 버전으로 리메이크됐었습니다. 이후 Wii, iOS, 안드로이드, PC, PS4, Xbox One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됐습니다.
역전재판 2 (2002)
역전재판이 의외의 성공을 거둔 뒤, 1년 만에 나온 속편입니다. 역전재판의 디렉터 타쿠미 슈는 그의 상사였던 미카미 신지(三上真司)에게 역전재판 3부작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듣습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타쿠미 슈는 엄청난 속도로 역전재판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작 역전재판은 작품 안에서 완결되는 스토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전재판 2는 3편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습니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백 투 더 퓨처 2’처럼 말이죠.
역전재판 법정에서 틀린 증언을 하면 페널티를 받는데, 이 페널티가 개수에서 게이지로 바뀌었습니다. 또, 탐정 파트에서 싸이코 록이라는 시스템이 새로 도입됐습니다. 곤옥의 영적인 힘을 이용해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는 능력입니다.
역전재판 2는 카루마 메이라는 인상적인 캐릭터, 진지한 드라마와 코미디의 적절한 배합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역전재판의 시스템이 사실상 완성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역전재판 3 (2004)
역전재판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한마디로 ‘제다이의 귀환’의 역전재판 버전인 셈입니다. 타쿠미 슈가 전편에 이어 총감독을 맡고, 각본을 썼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역전재판 2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전작보다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타쿠미 슈는 작품의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에 자기 자신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역전재판 1~4편까지 나루호도 류이치의 성우를 맡았었고, 작품에서 나루호도의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인 ‘학급재판’도 타쿠미 슈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넣은 내용입니다. 타쿠미 슈는 역전재판 시리즈에서 더는 나루호도 류이치에 대해 다룰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역전재판 3를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여, 스토리의 완결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꼽힙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가 도드라져 역전재판 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특히, 북미에서 훌륭한 지역화 덕분에 예상외의 흥행을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역전재판 4 (2007)
역전재판 4는 3년의 공백을 갖고 출시했습니다. 역전재판 4는 직원 27명이 만들었습니다. 연이은 역전재판의 성공 덕분에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역전재판 4는 GBA가 아닌, 당시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로 출시됐습니다. 이듬해 북미판이 출시됐고, 2016년에는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됐습니다.
NDS로 개발됐기 때문에, 그래픽은 엄청나게 향상됐습니다. 역전재판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 그래픽이 적극적으로 활용됐습니다.
역전재판 4는 전작으로부터 7년 뒤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오도로키 호우스케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발탁됐습니다. 나루호도는 등장하지만, 역전재판 3부작과 전혀 다른 모습이기에 팬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사실 나루호도는 역전재판 4에서 등장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캡콤 내부에서는 전작의 주요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배심원 제도가 한창 도입될 때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역전재판 4에서도 배심원제를 이용한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2007년 역전재판은 일본에서 약 51만 가까이 판매됐습니다. 비평가들도 대부분 역전재판 4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기존 역전재판 시리즈와 다른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역전재판 5 (2013)
약 6년 만에 나온 속편입니다. 역전재판의 아버지 타쿠미 슈가 역전재판 팀에 하차한 뒤 나온 첫 작품입니다. 역전검사의 야마자키 타케시(山崎 剛)가 메인 디렉터를 맡았습니다.
닌텐도DS의 후속기기인 닌텐도 3DS 버전으로 출시됐습니다. 출시 1년 뒤에는 iOS로 이식됐습니다.
나루호도 류이치가 다시 변호사로 복귀했습니다. 역전재판 4의 주인공인 오도로키가 등장하고, 새내기 변호사 키즈키 코코네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게임은 역전재판 4로부터 1년 뒤, 법정 시스템이 암흑기를 맞은 시기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닌텐도 3DS로 출시된 만큼 모든 캐릭터, 배경이 3D로 만들어졌습니다.
2019년 9월 기준으로 약 76만 장이 팔렸습니다.
역전재판 6 (2016)
역전재판의 1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2016년 6월 일본에서 출시됐고, 같은 해 9월ㅡ 전 세계에 출시됐습니다. 모바일 버전은 2017년 9월 출시됐습니다.
2028년 쿠라인 왕국이라는 가상의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5주년 기념작인 만큼 역대 역전재판 캐릭터가 대부분 등장합니다.
역전재판 6는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덕분에 역전재판 3 만큼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떡밥 회수도 뛰어나고요. 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최고의 역전재판이라고 언급되고 있습니다.